
아침에 스테이블 문을 열면, 제일 먼저 들리는 건 말들이 꼼지락대는 소리다. 그 정적인 소란 속에서 나는 늘 안정을 느낀다. 처음엔 그저 바람 쐬러 갔던 외곽 승마장이었는데, 어쩌다 보니 말 냄새가 그리운 날이 더 많아졌다. 말이란 동물은 묘하게 사람을 투명하게 만든다. 나 스스로도 감정을 억지로 감추기보다, 조금은 더 정직하게 반응하게 된달까.
‘승마는 고급 취미다’라는 인식이 여전히 많지만, 나는 그보단 ‘고급스러운 태도’를 배울 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. 말과 눈을 맞추고, 묵직한 안장에 몸을 싣는 그 몇 초 동안 집중하지 않으면 금세 어긋난다. 사람 사이의 관계도 어쩌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.
얼마 전 지인에게 “요즘 왜 이렇게 차분해졌냐”는 말을 들었다. 예전엔 날카롭고 반응도 빠른 편이었는데, 이젠 좀 더 천천히 듣고 움직이게 된 것 같다고. 그 말을 듣고 난 뒤로, 이 감정의 근원을 곱씹어봤다. 결론은 단순했다. 말 위에서 내려오지 못한 채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었다.
더블테이크 승마살롱을 운영하게 된 이유도 그 연장선에 있다. 이 공간은 단순한 승마 정보나 장비 리뷰를 모아놓는 곳이 아니다. 오히려, 말과 함께한 순간들이 내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조용히 기록하는 일기장 같은 곳에 가깝다.
물론, 말과 가까워지는 일은 쉽지 않다. 처음엔 걸음도 맞추기 어려웠고, 턱걸이로 안장에 올라탔던 날엔 몸살이 며칠을 갔었다. 하지만 익숙해질수록, 그 속도와 높이가 주는 감각은 다른 어떤 활동으로도 대체되지 않는다.
이 공간이 언젠가 말과 삶을 연결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작은 동기가 되면 좋겠다. 내가 그랬던 것처럼, 어쩌다 툭—하고 말이 좋아졌던 순간처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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